집에 방치돼 있던 홈 서버 PC의 스펙을 올렸다. 램을 32GB까지 채우고, 우연히 싸게 나온 SSD를 하나 더 붙였다. 오랜만에 케이스를 열어 부품을 갈아 끼운 김에, 이 PC가 어떤 물건이고 왜 다시 손을 대게 됐는지까지 한 번에 정리해 둔다.
1. 이 PC의 내력 — 본가에서 가져온 10년 된 물건
지금 서버로 쓰는 이 PC는 원래 본가에 있던, 대략 10년쯤 된 데스크톱이다. 오래돼서 집에서는 거의 안 쓰고 있길래, 본가에 갔다가 들고 와서 서버 PC로 다시 세팅했다. 메인보드는 ASUS B85M-G, 인텔 CPU에 순정 쿨러가 그대로 얹혀 있고, 파워는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500W, 케이스는 VOLTRON. B85 칩셋 세대라는 걸 감안하면 확실히 10년 전후의 구성이다.
사양이 최신은 아니어도, 24시간 켜 두고 잔업을 시키는 가정용 상시 서버로는 여전히 쓸 만하다. 문제는 성능이 아니라, 뒤에서 이야기할 램 용량이었다.
2. OS는 “가장 순정에 가까운” Debian
OS는 고민 없이 Debian을 골랐다. 이유는 두 가지다.
- 첫째, 최대한 순정(vanilla)에 가까운 리눅스를 쓰고 싶었다. 특정 배포판의 편의 기능이나 커스텀 계층을 얹기보다, 리눅스의 기본에 가까운 환경에서 서버를 굴려 보고 싶었다.
- 둘째, 회사에서 쓰던 리눅스 서버 OS가 Debian이었다. 이미 손에 익은 환경이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.
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“익숙함 + 순정 지향”이라는 감각적인 선택이었다. Debian, Ubuntu, RHEL 계열(Rocky/Alma), Arch 같은 배포판들이 실제로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는 아직 제대로 파고들어 본 적이 없다.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조사해서 정리해 볼 생각이다. (이 글 마지막에서 다시 언급한다.)
3. 이 서버로 뭘 하려고 했나
이 PC를 서버로 세운 목적은 처음부터 명확했다. 크게 두 가지 일을 시키려고 했다.
- 콘텐츠 수집·각색 파이프라인 — 관심 있는 프레임워크의 개발 관련 뉴스를 크롤링해서 수집하고, 그걸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내 견해에 맞게 각색해서 블로그에 뉴스 카드 형태로 올려 주는 자동화.
- 영상 생성 서버 — 쇼츠·영상물을 만들어 내는 렌더링/생성 작업을 이 서버에 맡기려고 했다.
그런데 여기서 벽에 부딪혔다. 크롤링·각색까지는 그럭저럭 돌아갔지만, 영상 생성처럼 메모리를 크게 먹는 작업이 붙자 램 용량이 모자라 자꾸 뻗었다. OOM으로 프로세스가 죽거나 시스템이 멎는 일이 반복되니, 결국 손이 안 가게 됐고 한동안 그냥 방치해 뒀다.
4. 스펙업 (1) — DDR3 8GB × 4 = 32GB
다시 살려 보기로 마음먹은 결정타는 결국 램이었다. 이 보드 세대에 맞는 DDR3 8GB 모듈을 구해서, 네 개를 전부 꽂아 32GB를 확보했다. 본가에서 부품을 챙겨 와 도착한 램부터 시작이다.

케이스를 열어 램 슬롯 네 개를 모두 채우고, 파워·SATA 배선을 정리했다. 아래는 조립 중인 내부 모습이다. 상단에 CPU 순정 쿨러와 마이크로닉스 500W 파워, 하단에 삼성 SSD들이 보인다.


5. 스펙업 (2) — Samsung 870 EVO 2TB SSD (20만 원)
램만 채우려던 참에, 삼성 870 EVO 2TB SSD가 20만 원에 나와 있는 걸 우연히 봤다. 2TB 사타 SSD가 그 가격이면 놓칠 이유가 없어서 같이 질렀다. 기존 저장장치에 이걸 추가해서 스토리지도 함께 늘렸다.
정리하면, 이번에 이 서버는 저장장치를 이렇게 구성했다.
| 장치 | 모델 | 용량 | 비고 |
|---|---|---|---|
| sda | Seagate ST1000DX001 | 931.5G | 기존 (부팅/시스템) |
| sdb | Samsung SSD 860 EVO | 232.9G | 기존 |
| sdc | Samsung SSD 870 EVO 2TB | 1.8T | 이번에 추가 (20만 원) |
6. 스펙 확인 — 32GB 인식, 2TB 인식
조립을 마치고 서버에 붙어 스펙을 확인했다. 먼저 free -h. total 31Gi로, 32GB 램이 온전히 잡혔다. 사용량은 2.0Gi뿐이라 이제 영상 작업이 붙어도 여유가 크다.

이어서 df -h 와 lsblk -d -o NAME,SIZE,MODEL. sdc 로 870 EVO 2TB(1.8T) 가 정상 인식됐고, 세 개의 저장장치가 모두 올라와 있다.

마지막으로 원격에서 SSH로 붙어 Debian GNU/Linux 셸에 접속되는 것까지 확인했다. (공인 IP와 호스트 지문은 보안상 가렸다.)

7. 마무리 — 다음엔 배포판 차이를 파 보자
이렇게 32GB RAM + 870 EVO 2TB 로 스펙업을 끝냈다. 램이 모자라 뻗던 문제가 해결됐으니, 방치했던 뉴스 크롤링·각색 파이프라인과 쇼츠·영상 생성 작업을 다시 이 서버에 올려 볼 참이다.
그리고 앞에서 미뤄 둔 숙제 하나. OS는 “순정에 가깝고 손에 익어서” Debian을 골랐지만, 배포판마다 실제로 뭐가 어떻게 다른지 — 패키지 관리, 릴리스 주기, 커널·라이브러리 정책, 서버 운영에서의 장단점 — 는 아직 감으로만 알고 있다. 다음 기회에 리눅스 배포판별 차이를 제대로 조사해서 따로 한 편 정리해 봐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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